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문맥상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들이 있다.
"간발의 차이" 가 그렇다.
정확히 무슨 뜻일까?
1. 사전에서 찾아본 뜻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간발" 과 "간발의 차이" 의 뜻을 찾아봤다.
(링크)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간발 : 아주 잠시 또는 아주 적음을 이르는 말.
- 간발의 차이 : 서로 엇비슷할 정도의 아주 작은 차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처럼, 아주 작은 차이가 발생했을때를 '간발의 차이' 라고 부른다. 사전 상 정의에서도 이것이 맞다.
2. 한자로 찾아본 뜻
우리나라 51만여개의 낱말 중 57% 가 한자어라고 한다. "간발" 의 한자 및 그 뜻도 찾아봤다.
- 間 : 사이 (간)
- 髮 : 터럭, 털 (발)
"간발" 의 한자어 풀이를 (내맘대로)해보자면, "털 한올이 들어갈 정도의 아주 작은 틈" 이라고 할 수 있겠다. 털 한올... 그만큼의 작은 틈, 작은 차이를 관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3. 어디에서 온 말인가? - #1
원광대 국어국문과 최경봉 교수의 글에 의하면, "간발(間髮)" 은 "간용불발(間不容髮)" 이라는 전통적인 사자성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링크) 우리말 톺아보기 : '간발의 차이'
<간용불발(間不容髮) 뜻>
- (1) 머리카락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주도면밀하여 빈틈이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
- (2) 사태가 매우 다급하여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
최 교수의 글에 의하면,
1932년 2월 19일 동아일보 기사에, '간발'이 '간용불발' 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말임을 알 수 있는 문장이 있다고 한다.
“현재 국가의 존망은 간발(間髮)을 불용(不容)한다.” (동아일보 1932.2.19)
4. 어디에서 온 말인가? - #2
그러나, 몇몇 자료들에서는 "간발(間髮)" 은 "일본어 투 한자어" 라고 말하고 있다.
조선일보 이한수 기자의 글에 의하면, "간발" 이라는 말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지 않으며, 대신 우리조상들은 "호리지차(毫釐之差)" 라는 말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간발" 은 일본어에서 온 표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링크) 간발의 차이 - 이한수 기자
한편, MBC 에서는 일찌감치 2011년도 「우리말 나들이」에서 "간발의 차이" 라는 관용표현은 "일본어 투 한자어" 이므로 "아슬아슬하다" 처럼 적당한 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다고 한 바 있다. (동의한다!)
(링크) 간발의 차이 - MBC
실제로 일본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간이파쯔(間一髪, かんいっぱつ)" 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동아일보' 기사 역시 1932년대 이므로, "간용불발, 간발" 등이 일본어 투 한자어라는 점에 설득력이 있다.
5. 정 리
- "간발(間髮)"은 아주 잠시, 아주 작음 을 뜻하고,
- "간발(間髮)의 차이"는 아주 작은 차이를 의미한다.
- 한자어 의미는 "털 한올 들어갈 만큼의 작은 틈" 이다.
- "간발(間髮)"은 일본어 투 한자다.
- "간발의 차이" 라고 말하고 싶을땐, "종이 한 장 차이다" 또는 "아슬아슬 하다" 정도로 바꾸어 쓰는게 좋겠다.
<참고자료>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2. 우리말 톺아보기 : '간발의 차이' (원광대 국어국문과 최경봉 교수)
3. 네이버 사전 : 간용불발
4. 간발의 차이 - 이한수 기자
5. 간발의 차이 - MBC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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