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소음을 저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항공기 소음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음 공해 여부를 정의할 수 있고, 어느 수준까지 소음을 저감시킬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항공기 소음의 정량적 평가방법 및 단위로서 '94년부터 WECPNL(웨클)을 적용해왔는데, '23년 1월 1일 부터는 Lden(엘디이엔)으로 변경한다고 한다. 이제 WECPNL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항공기 소음 기본 평가 단위로 사용되어온 만큼, 과거 이력을 공부한다는 의미에서 정리를 해봤다.
<목차>
1. dB(A) 와 항공기 소음
2. PNL (Perceived Noise Level, 감각소음레벨)
3. EPNL (Effective PNL, 유효감각소음레벨)
4. ECPNL (Equivalent Continuous PNL, 등가지속 감각소음레벨)
5. WECPNL (Weighted Equivalent Continuous PNL, 가중등가지속 감각소음레벨)
6. 요약정리
7. 참고문헌
1. dB(A) 와 항공기 소음
자동차, 철도, 건설, 공장, 실내음향 등 산업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음평가 단위는 dB(A)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청각은 3~4 kHz 주파수 대역 소음에 가장 민감하고 저주파 영역은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dB(A)는 이러한 주파수별 소음의 크기에 대한 인간의 청감 특성을 잘 반영하여 소음레벨을 정량화해주는 장점이 있다. (※ dB(A) SPL : A-가중 음압레벨, A-weighted sound pressure level)
하지만 항공기 소음은 dB(A)만으로는 충분히 정량화하기 어렵다. 항공기 소음은 음향출력이 매우 강력하고, 소음원이 상공을 이동하기 때문에 소음 영향 범위가 매우 넓은 특징이 있다. 특히, 항공기 엔진 특성상 고주파의 금속성 소음 성분이 많기 때문에, 기존의 dB(A) 만으로는 인간이 느끼는 항공기 소음의 시끄러움과 불쾌함을 충분히 정량화하기 어렵다. (ex. dB(A)로 평가한 소음레벨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실제로는 매우 ‘시끄럽다’고 느끼는 경우.)
그래서 항공기 소음 분야에서는 음의 크기에 대한 청감특성 뿐만아니라, 음의 시끄러움에 대한 청감특성도 함께 고려한(=항공기 소음의 특수성을 반영한) 평가방법들이 독자적으로 발전되어왔다.
2. PNL (Perceived Noise Level, 감각소음레벨)
제트엔진 항공기는 1939년 최초 등장 이후, 1950년대 전후로 항공산업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당시 제트엔진 항공기는 기존에 있던 프로펠러 항공기에 비해 소음레벨값 자체는 낮았지만, 특유의 고주파 성분 때문에 더 시끄럽게 느껴졌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기존의 dB(A) 단위로는 항공기 소음의 시끄러움을 모두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1944년 Kryter와 Stevens 에 의해 소음의 시끄러움에 대한 인간의 청감특성까지 반영한 PNL(감각소음레벨, Perceived Noise Level)이 제안되었다.
Kryter 등의 관점에 의하면, 약 6~9 kHz 고주파 대역에서 시끄러움을 느끼는 감각이 기존 등청감곡선(Equal Loudness Contour)에서 알려진 수준보다 약 5 ~ 10 dB 더 민감하다고 한다. 그래서 기존 등청감곡선을 일부 수정하여 소음감지곡선(Equal Noisiness Contour)을 작성하였고, 다음 절차에 따라 PNL을 산출하도록 제안하였다. (※ Equal Loudness Contour는 '소음감지곡선'보다는 '등시끄러움곡선'이 더 직역한 표현이겠으나... 비교적 최근 작성된 문헌에서 사용한 '소음감지곡선' 용어를 차용했다.)
<PNL 산출 절차>
(1) 항공기 소음을 0.5초 간격으로 주파수 분석하여 1/1 또는 1/3 옥타브 대역 음압레벨(Sound Pressure Level)을 구한다.
(2) 산출된 음압레벨을 Equal Noisiness Contour에 삽입하여, 대역별 noy 값을 구한다.
(3) 다음 식으로 total noy 값인 Nt를 구한다. (※ Ni = i번째 대역의 noy값, Nmax = noy값 중 최대값.)
(4) 소음감지곡선(Equal Noisiness Contour) 의 오른쪽에 위치한 '스케일 변환 표'를 이용하여 0.5초 간격으로 구한 총 noy값에 상응하는 PNL 값을 판독하거나, 또는 다음 식으로 PNL을 계산한다.
예를들어(조금 극단적인 예시겠지만...), 항공기 소음 1회 측정결과 1 kHz 대역에서 80 dB (SPL) 로 측정된 결과가 있다고 해보자.
아래 그림의 ①,②와 같이 80 dB SPL 은 Equal Noisiness Contour 상에서 약 15 noy 에 해당한다. 그리고 1회 측정으로 가정하였기 때문에, Total noy 값 Nt 는 계산을 해봐도 결국 15 noy 다. 이 값을 스케일 변환 표에 대입해보면 PNL 값이 약 79 PN dB 임을 확인할 수 있다.
PNL 계산식을 활용해도 비슷한 값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79.05 PN dB 가 나왔다. (* 단위가 PN dB 다.)
PNL 은 한동안 항공기 소음의 주 척도로 활용되었고, PNL 을 기반으로하여 항공기 소음의 특수성을 고려한 평가 방법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각종 보정방법과 새로운 평가방법들이 도출되었다. (그러므로, PNL 을 항공기 소음 평가의 기본 단위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3. EPNL (Effective PNL, 유효감각소음레벨)
항공기 소음을 0.5 초마다 측정한 PNL 값에 엔진 순음(tone)성분을 보정한 TPNL(Tone corrected PNL) 값을 기준으로하여, 총 10초 동안의 에너지로 환산한 것을 EPNL(유효 감각소음레벨)이라고 한다.
과거 문헌에 따르면, PNL 소음 성분을 주파수분석해서 항공기 터보팬 엔진 소음 등과 같은 순음 성분에 대해 +2 dB 보정하여 TPNL을 산정하고, 그 외 주파수는 TPNL = PNL 로 처리한다고 한다. (그러나 TPNL 보정값에 대한 최근 자료를 찾기 어려워서... 요즘에는 어떻게 산정하는지 잘 모르겠다.)
산정 방법을 다시 살펴보자. 아래 그림과 같이, 항공기가 측정지점 상공을 통과하여 비행하고 있을 때 0.5초마다 측정한 TPNL 값이 있다고 해보자(파란색 선 부분). TPNL이 최대치가 되기 전, TPNL 최대치보다 10 dB 작은 시점 t1 에서부터 시작하여, TPNL 최대치를 지나, 다시 TPNL 최대치보다 10 dB 작아지는 시점 t2 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지속시간 t1 ~ t2 동안의 TPNL 값들을 에너지적으로 적분한다(파란색 음영부분). 그 다음, 지속시간을 10초로 설정했을 때 이 에너지와 동일한 크기를 갖는 TPNL 값을 산출한다(연두색 음영부분). 이렇게 10초 동안의 에너지로 환산한 TPNL 값을 EPNL이라고 한다(녹색 파선 부분).
참고로, 위 그림에서는 EPNL 값이 TPNL max 값보다 더 큰 것으로 표시하였으나, TPNL 의 시간적인 변화 양상에 따라 EPNL 값이 TPNL max 보다 작아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EPNL을 산출하는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단위는 EPN dB 로 표시한다.
4. ECPNL (Equivalent Continuous PNL, 등가지속 감각소음레벨)
ECPNL은 항공기가 운항하는 지점에서 일정기간 동안의 소음 노출량을 나타내는 척도로, 일정기간(1일, 1주일 또는 1년)동안 발생하는 여러대의 항공기 소음을 등가레벨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ECPNL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아래 식과 같이 TNEL(Total Noise Exposure Level : 총 소음 노출 레벨)을 먼저 계산하여야 한다. i 는 일정기간동안 측정지점을 통과한 항공기 수를 의미하고 i = 1, 2, 3, ... N 으로 표시한다. EPNLi 는 i번째 항공기의 EPNL 값(단위: EPN dB)이다. T0 는 10초, t0는 1초다. (※ 참고문헌 [3]에서 발췌함)
TNEL 값으로부터 ECPNL 은 다음 유도식과 같이 구한다. 아래 식에서 T 는 측정기간으로, 앞서 '일정기간(1일, 1주일 또는 1년)' 이라고 언급한 바로 그 기간을 의미한다. 통상 ECPNL은 24시간인 86,400초(sec) 동안의 전체 항공기 소음 노출량을 평균해서 등가레벨 처리한다고 한다. 이 경우, T = 86,400 을 입력하면 된다.
EPNL이 '순음성분의 소음' 및 '지속시간'을 고려하였다면, ECPNL은 거기에 더해서 일정기간동안의 '비행기 대수' 까지 고려하여 등가 처리한 값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5. WECPNL (Weighted Equivalent Continuous PNL, 가중등가지속 감각소음레벨)
과거 우리나라 항공기 소음 평가 방법 및 단위로 약 20여년간 WECPNL(웨클)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WECPNL은 2022년 12월 31일 까지만 유효하고, 2023년 1월 1일부터는 Lden dB (엘디이엔 디비)로 항공기 소음 평가방법 및 단위가 변경된다.
WECPNL은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서 1971년 공표한 소음 평가 방법이다. 여러대의 항공기의 소음을 반영한 ECPNL까지의 계산과정을 거친 후, 하루의 시간대를 3등분 또는 2등분하여 '시간대별 소음 가중치'를 가산해주고, 거기에 계절의 영향(여름에 기온이 높으면 창문을 자주 열어서 소음 노출량이 커지는 영향 등)에 대한 보정까지 적용한 것이 WECPNL 이다. 산식은 아래와 같다.
항목 | 설명 |
ECPNLd (bar) | 07~19시 주간시간대 ECPNL값 |
ECPNLe (bar) | 19~22시 저녁시간대 ECPNL값 |
ECPNLn (bar) | 22~07시 야간시간대 ECPNL값 |
S = -5 | 측정기간 월에 20℃ 이상의 기온이 지속된 시간이 100시간보다 적은 경우 |
S = 0 | 측정기간 월에 20℃ 이상의 기온이 지속된 시간이 100시간을 넘고 25.6℃이상의 기온이 지속된 시간이 100시간보다 적은 경우 |
S = +5 | 측정기간 월에 25.6℃ 이상의 기온이 지속된 시간이 100시간보다 많은 경우 |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기와 같은 산정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진 않았다. 일본에서는 항공기에서 측정되는 dB(A)의 최고값으로 항공기 소음을 평가하는 WECPNLJ 라는 간소화된 근사식을 용하였는데, 우리나라는 94년부터 이를 도입하여 항공기 소음이 가장 높은 순간의 dB(A)를 측정하여 평균한 값을 기준으로하는 WECPNLK 단위로 항공기 소음을 평가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WECPNL 의 산정방법도 간소화된 근사식을 사용한다. 산정식은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직 (공항소음방지법 시행규칙)」에서 발췌했다. 시행규칙 제2조(소음영향도의 산정방법) 을 보면 다음과 같이 WECPNL의 산정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① 여기서, dB(A)는 이륙/착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하여 하루 단위로 계산한 평균최고소음도로서, 다음 산정방법에 따라 계산한 값을 말한다. 이때 n은 하루 동안의 항공기 소음 측정 횟수를, Li는 i번째 통과한 항공기의 최고소음도를 말한다.
② 여기서, N값은 하루 동안의 항공기의 이륙/착륙 횟수 중 오전 0시부터 오전 7시 전까지의 횟수를 N₁,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 전까지의 횟수를 N₂,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횟수를 N₃, 오후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의 횟수를 N₄라고 할 때에 다음의 산정방법에 따라 계산한 값을 말한다.
공항소음방지법 시행령 제2조(소음대책지역의 지정 고시)에 따르면, 공항주변 소음대책지역을 WECPNL에 따라 3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 제1종 구역 : WECPNL 95 이상
※ 주택/학교 등 신축 및 증/개축 금지, 40 dB 이상 방음대책 지원 - 제2종 구역 : WECPNL 90 이상 95 미만
※ 주택/학교 등 신축금지, 방음시설 조건으로 증/개축 허가, 35 dB 이상 방음대책 지원 - 제3종 구역 : WECPNL 75 이상 90 미만
※ 주택/학교 등 방음시설 조건으로 신축, 증/개축 허가, 수준별 각 20~30 dB 이상 방음대책 지원
6. PNL, EPNL, ECPNL, WECPNL 요약정리
앞서 소개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봤다.
PNL(Perceived Noise Level)은 항공기소음 평가의 기본 단위다. 고주파음이 많은 항공기 소음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일반소음레벨에 시끄러움(Noisiness)에 대한 감각을 도입한 새로운 척도이며, 우리나라 말로는 '감각소음레벨' 이라고 부른다.
EPNL(Effective PNL)은 항공기 소음의 시끄러움을 조금 더 엄밀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PNL값을 주파수 분석하여 항공기 순음(Tone)성분에 보정값을 적용해준 TPNL(Tone Corrected PNL)을 기준으로 삼으며, 항공기 1대에 대한 10초동안의 유효 소음 에너지를 산정하여 평가하는 단위다. 우리말로는 '유효 감각소음레벨' 이라고 부른다.
ECPNL(Equivalent Continuous PNL)은 EPNL 값을 기준으로 일정기간(1일, 1주, 혹은 1년) 동안의 다수 항공기 소음의 등가소음레벨 값을 산정하여 평가하는 단위다. EPNL이 항공기 1대에 대한 평가 단위라면, ECPNL은 일정기간동안 측정한 여러대의 소음에 대한 평가 단위라는 차이가 있다. 우리말로는 '등가 지속 감각소음레벨' 이라고 부른다.
WECPNL(Weighted Equivalent Continuous PNL)은 다수의 항공기에 의해 장시간 노출된 소음에 대한 척도이며, ECPNL 값을 기준으로 소음노출 시간대 및 계절에 대한 보정을 해준 값이다.
7. 참고문헌
[1] 항공기 소음 측정평가 (1998, 김수인)
[2] 항공기 소음자동측정망 자료를 이용한 소음평가단위와 WECPNL과의 상관관계 비교 연구 (2006, 전형준)
[3] 항공기 소음 측정지수에 대한 비교연구 (2010, 이준호)
[4] 경기도 주요공항 주변지역 항공기 소음피해 대책 연구 (2017, 경기연구원)
[5] 항공기 소음 단위 현실에 맞게 바뀐다 (2017, 환경부)
[6] 소음의 평가 지표 (2009, 티엘엔지니어링)
PNL, EPNL, ECPNL, WECPNL 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치만, 2023년 1월 1일 부터는 Lden 을 항공기 소음 기본 평가 단위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제 WECPNL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항공기 소음 기본 평가 단위로 사용되어온 만큼, 과거 이력을 공부한다는 의미에서 정리를 해봤다.
다음 글에서는 과거단위인 WECPNL과 현재단위인 Lden 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글로 남겨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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